한 차례 회의로 백지화된 코로나 매뉴얼…프로배구 방역 불감증

스포츠뉴스

한 차례 회의로 백지화된 코로나 매뉴얼…프로배구 방역 불감증

베링 0 430 2022.03.11 19:02

나쁜 선례 만든 KOVO, 이해관계 따라 방역 매뉴얼 수정

배구코트에서 방역
배구코트에서 방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그 운영 매뉴얼을 백지화하면서 방역 불감증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는 11일 페퍼저축은행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포스트시즌(PS)을 치르지 않기로 한 기존 방역 매뉴얼의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KOVO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매뉴얼을 손쉽게 뒤집었다.

정규리그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PS는 경기 수를 줄여서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구단은 20일 리그를 재개한 뒤 모든 일정을 마치고 PS를 치르게 됐다.

KOVO와 여자부 7개 구단은 이번 결정으로 언제든지 방역 매뉴얼을 뒤집을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코로나19 매뉴얼은 KOVO가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한 리그 진행을 위한다며 자체적으로 만든 규정이다.

리그 중단 기간이 14∼23일이면 정규리그 수는 유지하되 포스트시즌을 축소하기로 했고, 24∼28일간 중단되면 포스트시즌을 열지 않기로 했다.

리그 중단이 28일을 넘어가면 리그를 조기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집단감염이 타 구단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프로배구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KOVO와 각 구단은 긴급회의 한 차례로 이 규정을 백지화했다.

KOVO의 결정으로 방역 규정이 갖는 무게감은 일순간에 사라졌다.

앞으로 코로나19 매뉴얼은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고, 무시할 수 있는 기준이 돼 버렸다.

매뉴얼을 백지화하면서 내놓은 이유도 옹색하다.

KOVO는 "프로배구 여자부 인기 상승 유지, 팬서비스 제공, 포스트시즌 진행 시 일정 소요 기간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프로배구의 인기를 유지하는 게 자체 방역 규정보다 중요한지 의문이 들게 하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으로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에 관한 대처 방법도 사라졌다.

만약 리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발생해서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지면, KOVO와 각 구단은 다시 모여 운영 방침을 세워야 한다.

기존 매뉴얼 기준은 백지화했으니, 새로운 규정으로 남은 리그 일정을 짜야 한다.

혼란은 선수와 팬들의 몫이다.

KOVO와 각 구단은 매뉴얼을 백지화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의견을 묻지 않았다.

팬들은 KOVO의 결정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KOVO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한 누리꾼은 "누구를 위한 매뉴얼 변경인가"라며 "인기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구단들의 수입 때문에 선수들의 건강은 등한시하는 것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7484 KIA, 첫 시범경기서 '선발' 양현종·'3번' 나성범 동시 출격 야구 2022.03.12 1136
7483 호날두, 토트넘전 앞두고 팀 훈련 복귀…손흥민과 맞대결 펼치나 축구 2022.03.12 1082
7482 '담 증상' 푸이그 시범경기 출전 미뤄질 듯…김웅빈 4번 타순 야구 2022.03.12 1087
7481 MLB 문 열리자 쏟아진 FA 계약…커쇼·로돈 속전속결 계약 야구 2022.03.12 1104
7480 다저스 투수 바워, 올해도 가시밭길…휴직명령 '1주 더 연장' 야구 2022.03.12 1115
7479 프로야구 kt, 이강철 감독 포함 12명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야구 2022.03.12 1126
7478 세계 축구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 연간 아닌 시즌 단위로 시상 축구 2022.03.12 1097
7477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틀째 경기도 악천후로 순연 골프 2022.03.12 1245
7476 "FA 커쇼, 친정팀 다저스와 1년·1천700만 달러에 계약"(종합) 야구 2022.03.12 1038
7475 리버풀 마티프, 카메룬 출신 첫 'EPL 이달의 선수' 수상 축구 2022.03.12 955
7474 [부고] 문상열(스포츠서울 전문기자) 씨 모친상 야구 2022.03.12 875
7473 MLB 시범경기 18일 개막…토론토는 19일 볼티모어와 첫 경기 야구 2022.03.12 1092
7472 MLB닷컴 "FA 커쇼, 친정팀 다저스와 1년 계약" 야구 2022.03.12 1079
7471 "좌완 특급 로돈, MLB 샌프란시스코와 2년 543억원에 FA 계약" 야구 2022.03.12 1058
7470 MLB 세인트루이스, 직장폐쇄 종료 후 첫 계약…베르헤이건 영입 야구 2022.03.12 1051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