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KB스타즈 박지수가 화상통화를 통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2.3.2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매일 정장만 입다가 특별하게 준비하고 싶어서 예쁜 드레스를 샀는데, 아쉬워요."
2년 연속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지수(KB)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수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110표 '만장일치'로 뽑혔다.
이로써 박지수는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MVP에 선정됐다. KB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2018-2019시즌을 더해 개인 통산 3번째 수상이다.
더불어 지난 시즌 시상식에서 7관왕에 올라 한 시즌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박지수는 두 시즌 연속 7개의 상을 휩쓸었다.
올해도 MVP에 더해 득점상, 2점 야투상, 리바운드상, 우수 수비선수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베스트 5까지 휩쓸었다.
시상식의 주인공이었지만, 박지수는 이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탓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득점상, 2점 야투상, 리바운드상을 수상한 KB스타즈 박지수가 참석하지 못해 마스코트가 대리 수상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3.28 [email protected]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지수 대신 청주 KB의 마스코트 '스타비'가 수상자로 나섰고, 박지수는 화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경기 뒤 비대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지수는 MVP가 '잘 버텨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박지수는 "이 상이 자부심이기도 했고,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는데 오늘만큼은 잘 버텨온 나에게, 또 앞으로 잘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7관왕은 생각을 못 했는데, (강)이슬 언니가 내 상들을 사진 찍어 보내줬다. 의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면서 "한 시즌을 잘 치렀구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은 우리 팀에 힘들고 어려운 시즌"이라며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선수들과 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이겨냈다"고 함께 한 이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 KB는 여자농구에 단일리그가 도입된 2007-2008시즌 이후 최소 경기인 24경기(23승 1패)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2018-2019시즌에 이어 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바지에는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속출하는 악재가 있었고, 이달 초에는 포워드 선가희가 2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 모두가 슬픔에 빠졌다.
그 가운데서 허리 부상을 안고도 열심히 뛴 박지수는 "그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지게 할 수는 없으니, 악으로 버티는 것 같다. 우리 팀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상식에서 소감을 전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그는 "소감을 말하기 전까지만 해도 눈물을 흘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사랑하는 후배가 생각나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박지수는 이날로 격리가 해제돼 31일부터 시작되는 정규리그 4위 부산 BNK와 4강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한다.
박지수는 "확진 첫날에는 증상이 없는 듯했는데, 그날 밤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모든 증상을 다 겪고 있다"고 몸 상태를 전했다.
컨디션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박지수는 팀의 통합 우승을 바라본다.
그는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까지 했던 게 있으니 잘 이겨낼 거다'라고 하셔서 마음은 조금 편해진 상태"라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