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건우(32·NC 다이노스)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에 둥지를 튼 뒤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새로운 팀에도 박건우를 다독이는 좋은 선배들이 있었다.
박건우는 29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가 끝난 뒤 "프로 생활을 시작(2009년)한 두산을 떠난 뒤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허경민과 정수빈 등 정말 친한 친구, 가깝게 지낸 두산 선수들과 헤어지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라며 "양의지 선배가 정말 큰 힘이 됐다. 밥도 사주고, 농담 섞인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양의지도 두산에서만 뛰다가 2019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4년 125억원에 NC와 계약했다.
박건우는 2022년, 6년 150억원에 NC와 FA 계약을 했다.
먼저 '이적'을 경험한 양의지는 박건우를 두산에서 함께 뛸 때보다 살갑게 대했다.
박건우는 "의지 형이 '첫해에는 이렇게 하라'고 조언을 자주 하신다. 그런데 결국 내게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부담 느끼지 말고, 평소처럼 하라'는 조언이었다"며 "정말 의지 형이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함께 '이적 생활'을 시작한 손아섭도 박건우에게 힘을 되는 존재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뛴 손아섭은 박건우와 함께 올해 NC에 입단했다. 계약 조건은 4년 64억원이다.
박건우는 "아섭이 형을 보며 감탄한다. 오늘도 4회에 아섭이 형이 2루타를 치고 들어왔을 때 내가 '형은 진짜 대단한 선수'라고 말했다"며 "아섭이 형이 어떻게 KBO리그 최연소 2천 안타를 기록하고,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교타자가 됐는지, 함께 생활하면서 확실하게 알게 됐다. 아섭이 형과 같은 팀에서 뛰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NC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두산 선수단을 향한 애정은 여전하다.
박건우는 "어제와 오늘, 잠실에서 두산과 두 경기를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 때문에 예전 동료들, (김태형) 감독님과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했다"며 "정규시즌에 올 때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서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그는 "두산 선수들은 멀리서 봐도 반갑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제 박건우는 'NC 승리'를 위해 뛴다.
이날도 박건우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징계 중인 박민우가 돌아오기 전) 4월에는 박건우를 1번 타자로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건우는 "감독님이 원하는 자리에 나가는 건 선수의 의무다. 주요 선수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상위권에서 잘 버티고 있어야 올 시즌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사실 내가 출루에 능한 타자는 아니다. '공격적인 1번'이 될 것 같다"고 '박건우 스타일의 톱타자'를 예고했다.
그는 "좋은 대우를 받고 NC에 왔다.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의지 형 말처럼, 평소처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건우는 지난해 출루율 0.400으로 이 부문 10위였다.
자신은 "출루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고 몸을 낮추지만, 박건우가 지난해만큼 출루에 성공하면 NC는 '1번 타자' 걱정을 지워낼 수 있다.